예루살렘으로 들어가는 성문 근처에 있는 베데스다 못 주변에는 육체의 질병으로 인해 성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천사가 가끔씩 와서 못의 물을 휘저을 때, 움직이는 물속에 맨 처음 몸을 담그면 병이 낫는다는 소식을 듣고 모여든 사람들이다. 실제로 치유의 기적이 일어났는지 성경은 증거 해 주고 있지 않지만,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수많은 병자들이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으로 그곳에 모여 있었다.
하나님에 의한 치유의 은혜가 있어야 하는 베데스다 연못은 실제로는 병이 낫기를 원하는 사람들간의 이기적인 경쟁만이 있던 곳이었다. 그나마 조금 더 가벼운 병을 가진 사람이 훨씬 유리한 조건이었고, 진짜 치유가 필요한 중한 병을 가진 병자들은 연못 주변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유대 지도자들은 율법에 의하여 육체의 질병을 죄의 결과로 정죄했기 때문에, 베데스다 연못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런 소망도 없이 가장 비참한 밑바닥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베데스다는 현대 교회가 갖고 있는 모든 문제점을 보여주는 곳이다. 분명한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가 주어졌지만, 사람들은 그 은혜를 자신만이 소유하고 싶은 복으로 잘못 해석했다. 스스로에 대한 죄의식과 타인을 향한 정죄함으로 인해 교회안에 사랑과 자비는 없어져 버렸고, 오직 축복만을 경쟁적으로 추구하는 기형적 종교의 모습만이 남아 있다. 습관적으로 드리는 정기적 예배, 기도회, 축복성회에 무조건적인 출석을 강요하는 목회자들에게 교인들은 수동적으로 순종한다. 날마다 새롭게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는 없으며, 모든 것을 타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게으름은 이천년전 베데스다 못에 모여있는 병자들과 똑같은 모습이다.
예수님은 안식일에 바로 그 곳을 찾아 오셨고, 예수님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치유해 주셨다. 자신의 육체적 질병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 38년된 병자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고침을 받았다. 예수님은 안식일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허물어 버리셨고, 지금도 쉬지 않고 일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